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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베르 2013/02/16 23:12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지난 목요일 강원도 동해시에 다녀왔습니다.
    포항에서 동해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갔는데, 바닷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일부러 버스의 오른쪽 제일 앞좌석에 앉았습니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으니까 더 높은 곳에서 더 많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오후 5시 차를 탔기 때문에 아쉽게도 얼마 안가서 날이 저물고 말았습니다.
    혹시 석양을 볼 수있을까 기대했지만, 날씨가 흐려서 아름다운 석양은 볼 수 없었습니다.
    사방이 어두워지고 눈앞에 커다란 레몬 두 조각이 보이더니 어느새 버스는 주황색 불빛이 환히 밝혀진 터널 속을 통과하고 있었습니다.
    오렌지 물이 가득 들어찬 커다란 비닐 하우스 속을 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터널 천장에는 과즙 알갱이 같은 불빛들이 길게 엉켜붙어 있었습니다.
    버스는 울진과 삼척에 잠시 정차했다가 몇몇 승객들을 바꿔 태우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워진 도로 주변으로 군데 군데 밝은 불빛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긴 장대를 휘둘러 하늘에 매달려 있는 수많은 별들을 털어낸 것만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버스가 울진에 정차했을때, 40대 가량 되어보이는 어떤 여자가 올라탔는데,통로 건너편 제 옆좌석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에게서 남자의 정액 냄새와도 같은 비릿한 바다냄새가 풍겨왔습니다.
    여자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내내 머리를 깊숙이 처박고 있었습니다.
    온갖 상상력이 저를 괴롭히는 가운데, 버스는 어둠 속을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잠깐 졸다가 고개를 번쩍 들어 보았을 때에는 버스가 깊은 바다 속을 달리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변의 환한 불빛들은 마치 용궁 속 세계처럼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했습니다.
    옆좌석을 보니 길게 파마 머리를 한 인어 한 마리가 여전히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앉아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황홀한 기분이었습니다.
    인어에게 말을 걸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동해 시의 르네상스 모텔에서 외로운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바닷가 산등성이 마을에 올랐습니다.
    산등성이 마을은 TV에서 보던 것보다 더 낡아 있었고, 소박해 보이기보다는 추해보였습니다.
    산등성이에서 바라본 바다도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바닷가 오른 편에는 원동형의 거대한 시멘트 공장들이 들어서 있었고, 왼쪽의 바다 쪽으로 비죽이 내밀어진 해안가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높이 솟아 있었습니다.
    눈물이 날 만큼 가슴이 황량했습니다.
    동해시가 나폴리나 산토리니만큼 아름답지 못한 것은 자연이 덜 아름다워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눈앞에 나폴리나 산토리니보다 더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져 있는데도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들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직행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올 때에는 중간 휴식을 위해 버스는 영덕의 병곡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습니다.
    병곡 휴게소는 도로가의 여느 휴게소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넓은 주차장 앞에는 단층의 길다란 휴게소 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그 앞에는 탁자와 의자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 앞을 지나 화장실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유리창 너머로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흰 거품을 일으키며 높은 파도가 밀려들고 있는 바다는 하얀 레이스 띠장식을 두른 거대한 연녹색의 비로드 치마를 펼쳐 놓은 것처럼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바다의 색깔은 사파이어가 녹아 있는 것 같은 연한 푸른빛에서, 멀리서 보았을 때의 아파트 유리창의 맑고 투명한 푸른빛이었다가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푸르름의 농도가 조금씩 짙어져 연한 녹색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가보지 않았더라면 그 휴게소 뒤편에 그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다는 사실도 모를 뻔 했습니다.
    원두 커피를 사기 위해 휴게실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휴게소 안에도 바다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없었습니다.
    뒤쪽은 주방으로만 쓰일 뿐 창문은 온통 주차장 쪽으로만 나 있었습니다.
    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등 뒤에 두고도 바다를 보지 않고 살 수가 있나?
    나폴리 보다도 더 아름다울 수 있는 바닷가에 시멘트 공장을 세우는 사람들이니 충분히 이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런 나라에서 예술을 하겠다고 발버둥 치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 umma55 2013/02/18 09:59 #

    주옥 같은 글 감사합니다.
  • 영국여행 2011/12/07 02:11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영국여행을 준비하는 21살 대학생입니다.
    리버풀 여행후기 쓰신거 보고 방명록 남깁니다~

    저두 비틀즈 팬이어서 '매지컬미스터리투어' 를 하고싶은데요..
    비용적인 면이랑, 어디서 어떻게 표를 끊고 하는건지 혹시 예약은 할 수 있는건지
    여쭙고 싶습니다 ^^
  • umma55 2011/12/07 10:28 #

    예약:0151-236-9091 www.cavern-liverpool.co.uk
    매일 14:10(토, 일은 11:40분도 있음)
    앨버트 독이라는 곳으로 가면 관광안내소가 있어요. 거기서 표를 팝니다. 바로 옆에서는 비틀즈 관련 상품만 파는 가게도 있고요. 저는 하루 전날 가서 표를 사뒀어요. 가격은 약 19파운드 정도 했던 거 같네요. 시간은 기억이 잘 안나서 제가 갖고 있는 여행책자에서 보고 적었습니다. 책자가 몇 년 전에 나온 거라 정확하진 앟을지도 몰라요. 앨버트 독 근처에는 테이트 리버풀이라는 멋진 미술관이 있으니 꼭 가보셔요.
  • 브리스톨 2011/11/10 06:49 # 삭제 답글

    하하 저도 브라이튼 가는길에 들러서 반나절 구경할 예정인데 잘됬네요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ㅎㅎ 블로그에 좋은자료너무많아요 자주오겟습니다^^
  • 브리스톨 2011/11/09 07:45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우연히 들렀는데 멋잇는게 너무 많네요!
    질문이 하나 있어서요~
    포츠머스는 돌아보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걸리나요??? 조만간 갈거같아서
    조언좀 구해보아요~^^
  • umma55 2011/11/09 09:05 #

    글쎄요 전 포츠머스 시내를 본 건 아니고 글에 나온 것처럼 항구쪽만 구경해서 몇 시간 걸리지 않았습니다. 배가 두 척(빅토리 포함) 안에 들어가 보고 항구 주위를 도는 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돌고, 전시관 들어가서 나머지 한 척에 대한 자료 보고(당시 수리중이라 실제 모습은 못봄) 정도 하는데 대략 서너 시간이면 됩니다만, 시내 구경은 더 시간이 걸리겠지요? 저는 다른 곳에 머물면서 당일치기로 다녀와서 그 정돕니다.
  • 날라리 2011/09/01 10:38 # 삭제 답글

    푸니님~~~

    영국여행은 즐거우셨나요
    저희도 터키 잘 다녀왔어요..
    건강하시죠??
    선선해지면 한번 뵈요 ㅎ

  • 부산사람 2011/02/14 19:18 # 삭제 답글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앞으로 심심할 때 자주 놀어올게요.
  • umma55 2011/02/15 09:24 #

    오 반갑습니다. 자주 오세요~
  • 프리김 2010/12/28 20:26 # 삭제 답글

    아차... 이걸 보시기는 할라나?
    수일 내로 전화 한통 할께요.
  • 프리김 2010/12/28 20:25 # 삭제 답글

    잘 사십니까?
    행복하시구요?

    이제 기나긴 저의 여행이 끝났습니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정상인으로 복귀합니다.
    곧 만날 날을 기대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건강과 행복, 빕니다.
  • umma55 2010/12/29 09:44 #

    오~~반가운 이름 프리김님~~~~~~~
    드뎌 여행 끝나셨군요.
    저도 그새 터키 잠깐 다녀왔답니다.
    여전히 건강하시지요?
    새해에는 정말 얼굴 함 봅시다!
  • 날라리 2010/08/03 14:53 # 삭제 답글

    푸니님 ~
    지난주 스터디는 잘 하셨남요
    제가 없으니 재미없죠 ㅎ
    내일 뵈요~
  • umma55 2010/08/04 08:40 #

    무슨...엄청 재미있었는데용~~~~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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