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세컨즈 1960년대 영화


<페이스 오프>는 저리 가라.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기업에 말려든 한 사내의 악몽.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과 제임스 웡 하우 촬영감독이 서로 자기 아이디어였다고 우기는 광각 렌즈의 전면적 활용. 할리우드 사상 가장 심각한 상업영화.==>박찬욱 감독의 추천 글

제목은 '두 번째 인생' 쯤으로 번역하면 맞을듯 하다. 's'가 붙는 건, 두 번째 인생을 돈으로 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러니까 스릴러라기 보다는 일종의 '공상과학'류에 가깝지만, 심리적 SF라고 하면 어떨까 싶다. 매우매우 잘 만든, 역시 존 프랑켄하이머의 연출력이 빛나는 수작이다.

행복하지 않은 한 중년남자가 외모와 신분을 완전히 바꿔주는 회사의 제안을 받고 응한다. 테니스 선수가 꿈이었던, 그거라도 안 되면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남자는 재미없는 은행 중역으로 살고 있었던 차에, 죽음을 가장하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여 소망하던 화가로서 살 수 있는데다가, 덤으로 가족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중년남의 로망'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데....

그래서 과연 행복해졌느냐? 물론 영화의 주제는 예측가능하지만, 결말로 가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설득력있고 긴장감 가득하다. 그런 면에선 이 영화는 스릴러다. 가보지 못한 길에의 갈망과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부적응은 모든 인간에게 숙명이다. 그것이 지나쳐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고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인물을 보면서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대해 제법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은, 주연인 록 허드슨의 명연. 그의 영화를 많이 봤지만, 내가 본 중 최고다. 깜짝 놀랐다고 해도 과언 아닐 정도. 심리를 잘 묘사하는 카메라 워크도 훌륭하다.

원제:Seconds(1966)/흑백
연출:John Frankenhe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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