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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롯(zealot) 책 이야기(종교일반)


한 때 아마존 1위 베스트셀러였다는데, 그래서 읽은 건 아니지만 읽고 보니 그럴만 하다는 느낌이다. 여기서 젤롯이란 예수 살아 생전에 활동하던 젤롯당을 가리키는 게 아니고, 예수 탄생 이전에 이미 존재하던 절대 굴복을 모르는 의지, 하느님의 나라가 기어코 오리라는 열정적인 신념을 의미한다. 물론 나 자신은 예수가 실재로 존재했다는 것조차 믿지 않지만(당시 그 지역에 있던 수많은 자칭 메시아들의 이미지를 빌려와 하나의 신화를 만든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이 책은 그가 실존했다는 걸 전제로 쓴 책이다.

결론은, '예수는 신이자 인간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었으며, 일종의 '열심(zealot)'인 사람이었다'는 것. 물론 유대교에 열심이었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범인류적인 사랑을 호소하고 나중에 신이 되었거나, 또는 신이 인간으로 모습을 바꾼 존재가 아니라, 로마의 압제에 신음하며 구세주를 기다리던 유대인들과 독립을 위해 싸운 '혁명가'였다는 이야기다. 전적으로 동의하며, 이런 주장은 이전에도 다수의 책을 통해 이미 접한 적이 있었지만 이 책에서 매우 일목요연하게 풀어나가고 있어서 반가웠다. 

기독교는 예수가 창시한 게 아니라, 바울이 했다. 살아 있던 예수를 본 적도 없는 바울이 사막에서 환영을 본 후 열렬한 예수의 추종자가 되었지만, 그가 생각한 예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보고 경험했던 예수와는 너무나 달랐다. 영지주의적이고, 헬레니즘적이고(바울은 그리스어를 쓰고 로마시민권이 있던 지식층 유대인이었다) 이방인에게도 잘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종교로 바울이 만들어낸 결과다. 네 신약성경 중 요한복음이 가장 인기있는 이유도, 그것이 매우 영지주의적이고 헬레니즘적이기 때문이다, 헤브라이즘적이 아니라. 예수는 자기 민족 말고는 관심도 없었고 율법을 잘 지키라고 강조했지만, 바울에게는 다 쓸데 없는 소리였을 뿐이다. 자기가 나름 생각한 새로운 종교를 여기저기 다니며 퍼뜨린 거다. 뭐 결과는 대성공이었지만...^^

이 책의 내용을 무슨 <다빈치 코드> 류라고 폄하할 사람들도 있을 건데, 사실 다빈치 코드에 나오는 내용도 기독교 관련 책 몇 권만 읽어도 다 나오는 '사실'이다. 물론 그게 허구의 이야기와 섞여 있어서 몽땅 같이 허구로 폄하되고 있지만. 

상당히 잘 쓴 책이다. 

지은이:레자 아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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